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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팝업을 마쳤다. 비건 피자 팝업 당일 아침, 차량 지원을 해주기로 한 팀원의 차가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많은 짐을 택시에 싣고 혼자서 날라야했다. 새벽에 버섯작업 마치려는 목표는 반밖에 달성하지 못했고, 버섯을 바리바리 싸들고 에어프라이까지 싣고 현장에 갔다. 지갑도 놓고나올만큼 정신 없는 출발이었다. 혼이 쏙 빠졌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택시 기사님은 골목까지 들어가달라는 요청에 아무말 없이 행사 장소 문앞까지 차를 대주시고 짐을 내리는 것까지 도와주셨고, 배터리가 방전된 차는 빠르게 도착한 서비스 차량의 도움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 또다른 팀원이 내가 주방일에 전념할 수 있게 공간 셋팅을 혼자 도맡아 해주고, 무겁디 무거운 오븐 두개를 친구들이 끙끙대며 날라준 덕분에 버섯 작업도 무리없이 금세 마쳤고, 첫 주문시간에.. 2021. 12. 22.
비건 피자 팝업 준비 중 모두의비건이라는 이름으로 두번째 팝업을 하게 되었다. 사실 첫번째 팝업 하고난 후로 그 다음 팝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이유는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어려움도 겪어봤기 때문이다. 팝업이라는 게 어떻게 생각하면 딱 하루니까 참 쉬울 것 같은데, 준비과정에서 메뉴 정하고, 레시피 연구하고, 딱 한 번이라도 필요한 장비나 기구는 갖춰야하기 때문에 신경써야할 것도, 돈 들 것도 많다. 계속 하는 메뉴가 아니니까 단 하루로 평가받는다는 생각도, 마치 수능치는 기분처럼 긴장을 느끼게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수십번은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 망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몰려올 때 외롭고 막막하기도 하다. .. 2021. 12. 13.
모두의비건 프로젝트 처음 이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막연한 상상일 뿐이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 없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다, 실패할지 성공할지 일단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라는 마음이 더 컸다. 지역에서 비건 술집을 열 거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닌 지 벌써 2년도 넘은 것 같다. 비건 지향을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비건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는 전부터 조금씩 있었는데, 2~3년 전쯤인가 서울에 놀러 갔을 때 친구가 데려가 준 비건 레스토랑에서 이전에는 전혀 느껴본 적 없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꼈다. 비건 음식은 맛이 없을 거라는 편견, 채식은 왠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건강을 위해서 하는 거라는 편견이 깨지고, 내 또래의 사.. 2021. 10. 7.
새벽녘에 찾아온 두려움 어제는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직접 만든 비건김밥과 박막례할머니간장비빔국수를 나눠먹었다. 장보고 김밥 열줄 싸고, 비빔국수 준비하는 데 걸린 시간은 대략 4~5시간 정도. 김밥 다 싸고 나서 지치기는 했지만 김밥을 싸면서는 신이 나고 즐거운 마음이었다. 내 손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건 진짜 대단하고 멋지고 즐거운 일이다. 그걸 친구들과 나눠먹는 것은 더욱 감동적이고. 친구들이 모두 돌아간 밤, 잠을 자다가 깨서 갑자기 정신이 또렷해졌다. 이번 주까지만 일하면 다시 백수가 된다. 매월 통장에 입금되는 월급이 없어진다는 게 큰 불안으로 다가왔다. 만약에 대출을 받아서 가게를 열면 생활비와 가게 운영비에 들어갈 돈까지도 대출을 받아야하나, 적자가 나면 나는 몇달이나 버틸 수 있지. 사장이 되어서 전전긍긍.. 2021. 7. 27.